
환각성 약물을 활용한 이른바 '치유 의식'을 진행하던 중 참가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한인 정신과 전문의가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검찰은 텍사스에서 활동해 온 정신과 전문의 새뮤얼 이(44)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사건은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에서 발생했다.
검찰에 따르면 51세 여성 티나 소디는 웰니스 시설인 '사비아 웰니스 하우스'에서 열린 '하트 프로토콜(Heart Protocol)'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참가비 2,000달러를 지불한 뒤 이씨로부터 MDMA(엑스터시), 케타민, 디메틸트립타민(DMT) 등 환각성 약물을 투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디는 프로그램 참여 전 약물 사용에 따른 위험성과 부작용을 인지한다는 내용의 면책 동의서에도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유 의식이 끝난 뒤 소디는 건물 옥상 사우나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응급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씨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소디는 결국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마이애미-데이드 검시국은 부검 결과, MDMA와 케타민 투여에 더해 사우나의 고온 환경, 의식 전 실시된 장·기생충 클렌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심각한 탈수와 저나트륨혈증을 초래한 것이 사망 원인이라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이씨는 자신을 면허를 보유한 의사이자 '이터널 라이프 트라이브(Eternal Life Tribe)'의 장로라고 소개했다. 그는 '하트 프로토콜'이 종교적 성격의 신성한 의식이며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사건 발생 며칠 전 이씨가 피해자에게 전달한 홍보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서 이씨는 약물을 이용한 의식이 환각이 아닌 정신적 명료함을 제공하며, 뇌를 이완시키고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치유 효과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프로그램이 우울증과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중독, 자살 충동 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홍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씨의 의료행위를 제한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씨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배심원 재판을 청구했다.
사건 이후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 의료위원회는 이씨의 의사 면허를 일시 정지했으며, 이씨는 미국정신의학·신경의학회(ABPN) 인증 정신과 전문의로 로마린다 의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