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틱톡에 올라온 월 800달러짜리 허위 렌트 매물. [ABC7 캡처]
시세보다 저렴한 렌트 매물을 온라인에 올려놓고 집을 보여주기도 전에 신청비나 보증금을 받아 가로채는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매물의 사진과 설명을 그대로 도용해 집주인이나 부동산 중개인으로 행세하는 전통적인 수법에 더해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종 사기까지 등장해 주의가 요구된다.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접수된 렌트 사기 신고는 약 6만5,000건에 달했으며, 피해액은 약 6,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피해액 중간값은 1,000달러였다.
특히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사기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FTC가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접수된 렌트 사기 신고를 분석한 결과, 사기가 시작된 경로가 확인된 사례 가운데 약 절반이 페이스북에 올라온 가짜 렌트 광고였다. 온라인 게시 사이트 크레이그리스트가 16%로 뒤를 이었다.
사기범들은 실제 매물이나 사람이 거주하는 주택의 사진과 설명을 도용해 가짜 광고를 만든 뒤 집주인이나 부동산 중개인인 것처럼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빈집에 몰래 들어가 집주인 행세를 하면서 계약금이나 보증금을 받아 챙기는 사례도 있다.
이든 백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장은 “실제 매물이나 사람이 살고 있는 주택을 이용해 집주인인 것처럼 행세하거나, 빈집에 들어가 주인 행세를 하면서 보증금이나 계약금을 가로채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또 “질로(Zillow) 같은 부동산 사이트뿐 아니라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에도 가짜 매물을 올려 사람들을 끌어들인다”며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매물을 게시할 수 있는 사이트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A타임스도 최근 실제 매물의 사진과 설명을 그대로 도용한 뒤 연락처만 바꿔 집주인이나 부동산 관계자인 것처럼 속이는 렌트 사기가 캘리포니아주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렌지카운티 풀러턴에서는 최근 팸 예거(53)가 이 같은 가짜 렌트 광고에 속아 2,575달러를 잃었다.
예거는 지난달 질로에서 주변 시세보다 다소 저렴한 방 2개짜리 렌트 매물을 발견했다. 그러나 해당 주택은 실제 집주인이 거주하고 있는 집이었다. 사기범은 과거 해당 주택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사용됐던 사진과 영상을 도용한 뒤 “현재 세입자가 살고 있다”며 집 내부를 보여주지 않았다.
예거는 집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청비 75달러와 보증금 2,500달러를 젤(Zelle)로 송금했다. 이후 사기범이 첫 달 렌트비까지 요구하자 예거가 환불을 요청했지만, 상대방은 곧바로 연락을 끊었다.
이 같은 가짜 렌트 매물은 캘리포니아주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ABC7뉴스는 지난 6월 북가주 샌리앤드로에서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주택이 틱톡을 통해 월 800달러짜리 렌트 매물로 둔갑한 사례를 보도했다. 같은 지역에서는 이와 유사한 가짜 매물이 약 8건 추가로 발견됐다.
샌디에이고 미라메사에서도 지난 4월 질로에 올라온 실제 매물의 사진과 설명을 그대로 복사한 가짜 광고가 페이스북에 게시됐다. 사기범은 집을 보여주는 대가로 75~80달러를 요구했다.
최근에는 AI 기술을 악용한 사칭 수법까지 등장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 3일 AI를 이용해 가짜 영상과 음성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신분증과 소득증명, 소유권 관련 서류까지 위조하는 부동산 사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기범들이 집주인이나 부동산 에이전트의 목소리를 복제하거나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실제 인물과 화상통화를 하는 것처럼 속이는 것도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렌트 주택을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어떠한 명목으로도 돈을 먼저 보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계약 전에는 다른 부동산 사이트에서도 동일한 주소와 렌트 가격, 사진, 연락처 등이 실제 매물 정보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집주인이나 에이전트의 이름과 신원도 별도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집을 보여주기도 전에 신청비나 보증금을 요구하거나, “다른 사람이 먼저 계약할 수 있다”며 송금을 서두르도록 재촉한다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상대방의 신원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에는 운전면허증이나 여권, 소셜시큐리티번호, 소득증명 등 개인정보를 전달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